감정일기 #1 봄과 여름 사이를 오갔던 오늘, 엄마와 망원동에서 서울데이트를 했어요. 자취한 지 6년이 되다보니, 시간을 일부러 내지 않으면 엄마와 둘이 시간 보내는 게 어렵더라구요. 그래서 지난달부터 한 달에 한 번은 데이트하기로 약속했어요. 하루하루를 빠르게 달려가다시피 살다보면, 천천히 걸어야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놓쳐버리곤 해요.봄과 여름 사이의 공기의 온도가 어떤지,장미가 활짝 핀 여름밤이 얼마나 예쁜지,엄마 손 잡고 걷는 길이 얼마나 든든하고 따뜻한지-이런 것들이요. 장미 위에 뜬 달을 찍고 있는데, 엄마가 넌 어쩜 여전히 이렇게 달을 좋아하냐고 묻더라구요. 엄마, 내 꿈은 평생 설렘을 느끼는 사람이야넌 그럴 수 있을 거야. 엄마도 여전히 설레거든 어쩌면 그런 바람을 갖게 된 건, 따뜻한 커피 한 잔- 예쁜 꽃 하나에여전히 소녀처럼 설레하는 엄마가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아서인지도 모르겠어요. 오늘의 감정은, 든든함- 따뜻함-이런 단어로 표현하기에 부족하지 싶어요.'엄마랑 손잡고 걷는 망원동의 봄여름밤'이라는 감정의 이름이 있다면 모를까요. -무늬